Be with me 2005
Singpore
Eric Khoo
집중해서 자세하게 보이진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얼핏 떠올렸던 것은 릴리슈슈와 느낌이 비슷하네하는
단편적인 느낌이었다. 뭐 주제는 다른 것 같지만 말이다.
아마도 릴리슈슈의 넷상의 주고받는 리플과 여기에서의
메신저를 통한 의사교환, SMS를 통한 대화,
수동타자기를 통한 자서전식의 글
끝내 전해주지 못한 편지지의 글들.
점자로 읽는 뉴욕타임즈,
처음에는 대화, 소통, 단절, 문명, 뭐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었다.
실제적인 대화는 극히 드물며 자신의 의사를 문자로 전송할 뿐이다.
그리고 쳐다보다는 것이 전부인 왠지 수동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기록하고, 훔쳐보고, 피하는 것 같다.
뭔가를 지극히 갈구하지만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슬픔같은 것을 느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삶의 편이성은 증대되고 있지만,
실제적인 인간의 소통은 더욱 줄어들고 외로워지고 있지 않은가?
아마 예전 같으면 직접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고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문자를 보내고 쳐다보고 상대방이 답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게 길들여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인간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이, 기술이 인간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소통의 갈구, 그러나 소통의 부재,
같이 있고 싶어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조차 못한다.
단지 화면에, 활자로 보이는 것들에 묶여서
그것만으로 상대를, 자신을 판단하고
또한 다가서지 못하고 훔쳐볼수 밖에 없는
어이없는 관음증에 우리들은 빠져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타자로 찍히는 활자의 마지막 말.
Be with me.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 전부인데
그것조차 직접할 수 없는, 너무 어려운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생활의 편리, 편이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
우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오히려 진정한 소통의 부재에 몰려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인간은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다.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영화 자체는 재미가 없다.
관념적이기만 하고, 연결이 잘 안되는 느낌.
하지만 생각할 여지는 충분히 있는 영화.
한가지 이야기를 너무 흐트려 놓았다는 느낌이 조금은 든다.
그래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내가 느낀것이라면 그 의미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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