旺角下門 열혈남아
지난 5월에 적었던 건데 그냥 올려본다.
As Tears Go by 旺角下門
나는 영화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제대로 공부를 한적도 없다. 하지만 영화를 참 좋아한다. 지금이야 많은 오락거리가 생겼지만 80년대 말 90년대 초는 비디오나 영화, 술 외에는 즐길거리가 드물었다. 몰두하게 할 만한 뭔가가 없었기에 영화라는 곳에 많은 사람이 몰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의 한국영화는 지금과 같은 파워를 가지고 있지 못했고, 홍콩영화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영화, 홍콩영화 그리고 방화라고 불리우던 한국영화들. 주윤발, 유덕화 등으로 대표되던 홍콩느와르는 성룡의 코믹쿵푸물을 제치고 영화계의 주류가 되었던 것 같다. 괜찮은 영화들도 있었지만, 알다시피 그 많은 홍콩영화들이 다 수준을 유지할 수는 없었고, 짜깁기에 천편일률적인 조폭영화의 도식을 강화하고 있었다. 아마 그것이 지금 홍콩영화가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의 발단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때, 우연히 보게 된 열혈남아, 원제나 영제하고도 맞지 않는 제목이긴 하지만, 이영화는 그때의 홍콩영화들과는 다른 독특한 이야기와 전개를 가지고, 진정한 열혈남아를 보여주었다. 공중박스에서의 키스씬, 유덕화의 감옥인가, 감호소인가에서의 마지막 장면(대만판에만 있댄다, 국내에 소개된건 대만판, dvd로 풀린 건 홍콩판, 음악도 왕걸의 동계래적여인과 Take my breath away로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대만판의 엔딩이 마음에 든다 유덕화의 멍한 표정에서 장만옥을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 영웅본색과 같은 암흑가의 영웅만들기에 따른 남성성의 극대화를 추구하지 않는 주인공과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인들. 주요 배역 4인의 열연, 그 당시 유덕화의 팬이었음에도 눈에 들어온 건 장학우, 만자량, 장만옥의 연기였다. 장만옥은 이 영화이후 참 좋아하게 되었었고, 장학우는 동사서독등을 거치면서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최고는 장학우이다. 첩혈가두에서던가 머리에 총알이 박힌 연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신은 못하겠지만, 그 때의 연기도 최고였다. 주로 어글리한 역할이군.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장만옥이다. 그 전까지 폴리스 스토리에서 소리만 질러대던 이쁜이에서 영화에서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찾는 그 시작이 이 영화라고 여겨진다.
왕가위의 데뷔작이라는 것 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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