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영화화 한 것으로 벌써 20년이 된 작품이다.
아주 예전에 책도 읽었고 영화도 봤었다. 둘 다 제대로 기억은 못하고 있지만 책이 주었던 만족감을 영화는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다시 영화를 보게 되면서 느낀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대충 넘어가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전혀 어떤 추리도 고민도 없었다. 단지 영상을 따라갈 뿐이었다.
물론 내가 중세의 캐톨릭에 대해서 무지하고 역사에 문외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에코의 지적 유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단순히 영화만 본다면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 그 당시의 사회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훌륭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은 영화의 역할이 아니지 않은가? 하나의 책에서 비롯되어진 인간의 욕심, 탐욕, 잘못된 믿음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어진다는, 해결 또한 마찬가지라는 두리뭉실한 결론을 생산한다. . 그것을 무리하게 신과 연결하고 미신화하면서 신은 상징적 경배의 대상에서 물신화 되어 버려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그 도구화되어 가고 있다, 그것도 잘못된 방향으로,
여기에서의 믿음은 faith의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믿음, 즉 신뢰(trust)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종교에서의 믿음은 일방적인 것이다. 신뢰는 상호 양방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중세의 믿음, 지금의 믿음 그 어디에도 절대적인 믿음은 없어보인다. 단지 그것을 편한대로 해석하고 이용하는 인간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난 종교 그 자체의 중요성을 차치하고 어떻게(how) 믿느냐 하는 부분에 약간 더 관심을 가진다. 왜? 무었을? 이러한 부분은 종교 사이의 차이일 뿐이다. 인간들이 어떻게 이해하느냐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진행방향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은 이미 죽었다는 "니체"의 말에 1005 동의 한다. 하지만 여전히 신은 활동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하니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의 죽음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정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그 존재 또한 부정되어지고 있다. 그래 신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활동하는 것도 아닌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수단으로써. 내 생각은 그렇다. 기능하는 신은 이미 신이 아니란 것이다. 그건 인간의 한 존재양식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흐미 어쩌다 이런말을 적게 되었는지. 쩝.
종교의 역할이 인간사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누구나 알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아마 미래에도, 믿음에 따른 각자의 행동에 타인이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바로는, 누구나 자신의 믿음을 자신의 의지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같이 느끼게 되기를 원하게 된다. 즉 스스로가 신이 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신을 느끼고 선택하고 선택받고 또 타인을 구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선민사상을 무의식적으로 동반한 채로, 그렇게 종교로 인하여 잘못된 믿음으로 인하여 인간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내가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또 그들의 생각이 틀리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 선택에서 얼마나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며, 그에 따라 진정한 믿음을 실천하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믿음이란 것은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 구원, 열반, 천국, 해탈, 부활 등등 종교에서의 약속들을 믿는 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종교인들에게 신은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약속의 실현을 약속하는 존재를 신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신은 사라졌고,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걱 장미의 이름 감상을 적는데 어쩌다 사태가.
말이 엉뚱한데로 흘렀지만, 이 영화는 한 수도원의 연쇄살인 사건과 부패한 종교, 잘못된 믿음, 당시 민초들의 삶을 조금씩 조금씩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생각의 여지를 주지 않은 채. 그냥 나열만 한다는 느낌,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는 아소라는 견습수도사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과 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대한 추억을 보여주는 일종의 성장영화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말고, 그냥 편안히 본다면 재미있을 수도 있고, 오히려 지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년전의 션 코너리나 근래 영화를 찍지 않지만 최근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것 같지 않다.
아마 가장 멋있게 늙어가는 배우가 아닐까 여겨진다. ^^
감독 : 장 자크 아노
배우 : 숀 코너리, 크리스찬 슬레이터, 론 펄만, 레오폴도 트리에스테, 버논 도트체프?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등급 : 18세 이상
상영시간 : 132분
제작년도 : 1986년
개봉일 : 1986년 01월 01일
국가 :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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