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006
안병기
공포영화는 일단 무서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그럼 문제가 어딘가 있다는 말이겠지.
인간들의 호의는 언제던 변이되어 이유없는 악의가 된다.
그 악의는 증오를 잉태케하고 그 핏빛은 끊임없이 전승되어
윤회되는 것이다. 그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없다.
비록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뭐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고소영의 캐릭터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발전없는 그 연기는
공포를 아예 없어버린다.
주민들의 악의가 잉태되는 과정에서 설명이 조금 부족한듯.
그 상황이 상세하게 설명되긴 하지만 그걸론 부족한 듯.
고소영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그냥 당해야만 하는 건가?
그냥 방관자 적인 관찰자적인 입장에서는 공포를 느끼기 힘들다.
아마도 그것이 무섭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고소영의 캐릭터는 영화를 관통하며 헛짓거리를 한 것 아닌가?
아무도 구하지 못하며 자신조차도 구하지 못한다.
차라리 식상한 전개이긴 하지만 고소영이 귀신이라던지?
휠체어 소녀의 죽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던지?
학대과정조차도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만 했다면?
뭐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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