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2, 2006

Requiem 2006


종교 영화인지? 정체성확립으로 봐야 할지.?

미카엘라는 간질(epilepsy)로 1년을 휴학학고 튀빙겐에 있는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된다.
그녀는 독실한 캐톨릭 신자이며 평범한 신입생으로서의 삶을 가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녀가 보는 환상들로 인한 간질 증상은 그녀를 미친 것으로 보이게 하기도 한다.
동향의 한나를 만나면서 그녀는 조금씩 학교와 새로운 생활에 적응을 해가지만
점점 그녀의 증상은 심해진다. 신부를 만나고, 의사를 만나도 병을 치료할 방법은
알수가 없는 상태이다.

억압적인 엄마와의 관계는 악화되기만 하고
친구인 한나, 연인인 스테판과의 관계도 어긋나기만 한다.
종교도 그녀에게는 어떤 치유를 주지 않는 다고 생각하여
그녀는 완전히 미쳐간다.

하지만 신부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엑소시즘을 통한 해결을 하면서
그녀는 일단은 악마들의 환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녀가 한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바라보는 것은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결국 종교라는 도피처를 찾은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포기한 것일까?

솔직히 종교와 관련된 영화는 별로 보고 싶지 않은 편이다.
종교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어설픈 접근은 영화를 망치는 것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시각자체가 오도되어서 전도영화가 되거나 반종교적 영화로 보일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는 이건 반 종교적인 영화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미카엘라는 왜 자신이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는 지를 모르며,
그녀가 하는 기도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하나님을 부정하려고 한다.
솔직히 종교의 진실유무를 떠나서 그 해석에 있어서는 얼마던지 확장과 축소가 가능하지 않는가?
종교는 관대하기도 하고, 엄격한 냉정함, 심지어는 잔혹함까지 가지고 있다.
과연 그것이 창조주의 뜻일까? 창조주 아니, 신이 있다면 지금 인간은 버림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인간의 의지하고자 하는 욕구와 초월적 존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구원을 믿음으로써 스스로 위안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단지 그 규모의 차이가 종교를 만들어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그건 나의 생각이고.

미카엘라라는 독실한 캐톨릭이 왜 악마라는 환상을 보며 스스로 미쳐가고 있는건가?
만약 그녀의 광증이 엑소시즘 또는 종교의 이름으로 덮어졌다면
그것만으로 종교의 가치는 있을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한 마지막 장면에서의 미카엘라는 왜 기뻐하지 않고
단지 집으로 돌아가서 신부를 만나려고 하는 의지만 남은 걸까?
스스로를 포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종교집회라던가, 성서와 같은 책을 보면 스스로를 부정하고 포기함으로써
신에게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한다. 즉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스스로를 포기해야만 하는가?
개개의 자아는 유일한 존재인 신을 부정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이 영화가 종교의 역할과 개인의 정체성인 자아의 확립에 관한
의문의 제기라고 생각한다. 단지 의문을 제기했을뿐
스스로의 확실한 시각을 진술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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