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7, 2006

海南鷄飯 Hainan Chicken Rice 2004

Kenneth Bi
Singapore

영화를 보던 중에 알았다. 예전에 본 영화라는 것을.
해남계반이라는 싱가폴의 대표요리 중 하나를 전문으로 하는 어머니와 세 아들의 이야기이다.
세 아들 중 장,차남은 게이이며 어머니는 그 때문에 걱정이 많다. 막내 레오 만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원하는 어머니. 그녀를 사랑하는 인근가게 아저씨의 도움으로 사빈이라는 프랑스 교환 학생을 집으로 들여서 막내의 관심을 여자쪽으로 돌리길 원한다. 그런데 이 사빈 역시 평범한 아이는 아니다. 하여튼 사빈과 레오는 친해지고 어머니는 안심을 하지만, 레오의 절친한 친구 "배트맨"이 싱가폴을 떠난 후 슬퍼하는 레오의 모습에서 두 형들의 전례를 아는 어머니는 절망하고, 남은 건 오직 해남계반 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아저씨는 오리볶음밥을 개발하여 승승장구하는 상황이라 더더욱 힘들다. 급기야 큰아들의 동성결혼 여파로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는데. 이제 남은 건 요리경연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 뿐이다. 자신과의 갈등으로 결혼식을 취소한 큰 아들이 기자들에게 곤경에 처한 것을 구하는 첸아줌마.
요리 경연대회에서 레오는 오리볶음밥을 요리하고 어머니를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가족은 상대방을 인정함으로써 다시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뭐 줄거리가 부실하긴 하지만 대충 위와 같은 내용이다.
예전에 봤을 때는(자세히 보질 않았다) 일련의 홍콩요리 영화인줄 알았다.

이 영화에서는 동성애 당사자가 아니라, 그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동성애나,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방식들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는 편견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 산뜻하게 건드리고 있다. 어머니는 자식들의 동성애에 빠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희망이 성취되기를 바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이는 편견이나 기피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직 어머니만이 반대하고 힘들어한다. 아마도 그것은 해남계반이라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요리를 고수함으로 나타나는 전통적인 가치의 고수일 것이다. 게다 잠깐 언급되긴 하지만,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꺼려하는 것은 그것이 인간의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족번식의 본능에 위배되는 비생산적 행동이라고 느끼기 때문일지런지도 모르겠다. 동성애에 대해서 깊게 생각 해본 적이 없으니 이 부분은 넘어가야겠다. 단지 기본적으로 난 동성애에 대해서 약간은 꺼리는 입장이다. 그냥 편하지만은 않다는 말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좀 꺼려진다. 하지만 나의 입장은 이런식이다. 동성애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도 않으며, 특별하게 보지도 않는다.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일뿐이다. 그들이 자신의 사랑을 한다는데 다른 사람이 참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본다. 그들을 욕하거나, 이상하게 보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과 똑 같다. 그들이 성에 대한 정체성을 겪을 때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 또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본성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던 갈등하고 고민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특별취급도, 혐오의 눈빛도 없다. 단지 약간 꺼려지는 감정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솔직히 동성애 보다는 어머니가 겪어가는 여러가지 고민과 선택의 상황에서의 심리가 참으로 흥미로왔다. 지극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을 고수하는 고집불통의 자기본위적 어머니가 겪어가는 자식들과, 변해가는 사회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이 영화에서 보았다.

당신의 자식이 게이일때 어떤 행동을 할것인가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그건 겪어봐야 아는 거 아닌가? 어쨋던 나라면 아마 더 치열하게 싸우고 갈등하고 고민할 것 같다. 그것이 해피엔딩이던 아니던 관계없이 말이다.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정과 긍정은 어차피 해결책도 아니며 시간이 흐르면 원래대로 돌아가게 되는 것 아닌가? 뭐 그렇다.

적고 보니 영화내용에 대한 내 생각만 늘어놓은 것 같다. 영화는 솔직히 그냥 재미있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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