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7, 2006

메트레스 연인 (Maitresse, 2004)

"결혼하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결혼한 순간부터 사랑은 타성에 젖게 된다. 그렇다면 만나는 순간에만 뜨겁게 불타오르는 메트레스로 있고 싶다"
좋은 말이다. 더불어 굉장히 이기적인 말이다.
이 영화는 결혼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결혼이후 사랑이 아니라 생활이 되어버리는 것에 대한 약간의 경계심을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나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물론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Maitresse 애인 정부 쯤 되는 의미의 불어. 독립적이고 종속적이지 않은 남녀관계 뭐 그런거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외국어에 대한 동경, 아니 어떤 상징적 기호로 삼아 스스로 자위를 많이 하는 것같다. 물론 maitresse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경향은 비단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다.

각설하고 와타나베 준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유부남과 노처녀의 이야기라고 단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불륜. 와타나베는 불륜을 사랑으로 보이게 하다가. 결국은 파국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냥 느낌이다. 그 사람의 소설을 읽은 건 실낙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

이 영화 역시 평이한 영화. 평이한 스토리, 평이한 연기.
소물리에라는 여자의 직업- 마리아쥬를 목표로 하는 여성. 수동적 인물에서 정체성을 획득한다.
대학교수인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남성. 나중에는 집착에 빠지는 캐릭터,
뻔하지 않은가? 여성의 독립적 정체성의 확보는 관계의 파국을 이끌어낸다.

사랑이란 건? 환상이다. 사랑한다는 건? 환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생활에서 환상을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다. 생활이 되기에.
관계의 파탄이란건 둘의 사랑이 끝났다는 것이리라. 다른 환상을 각각 보고 있기에.
거창하게 말할 필요는 없겠다. 얼마나 만족하느냐? 그것이 문제다. 거기에서 사랑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 거겠지.

젠장 나는 불륜이 싫다. 그것이 아무리 사랑이란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하더라도.
maitresse던, 연인이던 무슨 의미기 있단 말인가. 사랑은 일반화가 될 수 없다.
사랑을 일반화 시키지 말고, 불륜을 사랑의 일반적인 형태로 절대 오해하지는 마라.
나름대로 사랑을 하고, 환상을 만들어 나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무난한 영화. 익숙한 소재. 익숙한 설정.
여배우는 이쁘다. 그러나 그게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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