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7, 2006

Swallowtail Butterfly

이와이 슌지의 작품은 왠지 손이 가지를 않았다.
러브레터와 사월이야기 이후에 그의 작품을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위 두작품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런가? 하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라고 대답하겠다.
재미있게 봤었다. 아마 다시 본다면 그 느낌 또한 틀리겠지만.

마찬가지로 왕가위는 내가 참 좋아하는 감독이며 그의 영화 중 몇은 나의 all time favorite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타락천사 이후의 작품은 손을 몇 번 대려고는 했지만 제대로 본 기억은 없다.

근래 잼필름 이라는 단편 모음집에서 아리타라는 이와이의 작품을 보고, 흐음 그러면 이제 한번 봐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씩 보려고 한다. 스왈로우테일은 그 시작이다.

솔직히 이 작품은 예전에 한번 보려고 하다가 손을 놓았던 적이 있는 영화이다.
초반의 장례식 장면, 그 과장되어진 난민들의 모습에 화들짝 놀래서 그 이후를 포기한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건 그 당시 나의 모든 심적, 육체적 상태가 그러한 꺼려지는 전개를 조금도 참지 못하는 극도의 피폐함 때문이긴 하지만. 하여튼 그런 과정을 거쳐서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라는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 속에는 미카미 히로시와 와타베 아츠로라는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두 배우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음은 당연하다.

일단 배우들이 정말 좋았다. Hiroshi Mikami, Chara, Atsuro Watabe, Eguchi Yosuke
내가 눈여겨봤던 세 남자배우외에 그리꼬 역을 맡았던 Chara가 정말 좋았다.

Yen이 지배하는 사회, Yen을 벌기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Yentown, Yen이 지배하는 사회, Yen을 구하는 사람들, 둘 다를 지칭하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니 간단히 말한다면 "Yen에 매여있는 상태에서의 벗어남, 탈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 영화는 정체성의 혼란, 사회의 붕괴, 혼란, 빈부의 격차, 도덕의 몰락등 그 모든 걸 포괄하고 있다. 단지 강조하고 있는 것이 Yen이라고 느낄 뿐.

Yentown이라는 설정하에 어머니의 죽음, 그리꼬와의 만남, 페이홍, 란과의 만남, 료양키와의 만남 이러한 다양한 만남을 매개로 하여 영화는 충분히 어슬퍼 보이게 교차하고 있다.

이런 곳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르게도 살아간다. 너무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근미래라는 가상의 세계(이미 현실이긴 하지만)를 배경으로 하여 My Way라는 노래처럼 제 갈길을 가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 Way of life 이건 당신의 선택이다.

Today is not your day. 란의 대사이다. 오늘만 그런게 아니다. 우리 삶은 항상 이런 말을 듣고 살지 않는가.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뭔가 해볼수도 있었을텐데. 쯧.. 그게 우리네 인생이다.

이와이 슌지의 감성이 현실에 제대로 묻어나는 영화이다. 러브레터, 4월이야기의 아름다움은 더이상 없다. 그렇다고 언두의 비관적 모호함도 없다.

하루키와 류를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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